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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기록

오랜만의 주말 에버랜드(1): 주차, 스마트줄서기, 동선, 티익스프레스, 로스트밸리 명당

 

오랜만의 주말 에버랜드: 주차, 스마트줄서기, 동선, 티익스프레스, 로스트밸리 명당

부제: 절약방과 함께 하는 놀이공원 절약 생활

 

 

2023년 4월 16일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에버랜드에 가기로 했다. 운이 좋게 공짜 입장권을 받고 동행인 표도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충동적으로 계획한 약속이었다.

평생을 수도권에서만 살아온 나는 항상 '한국의 놀이공원'하면 서울랜드, 롯데월드, 에버랜드만이 떠오르는 사람이었는데, 그 셋 중에서는 에버랜드가 가장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랜드는 뭔가 너무 오래된 이미지가 강하고, 롯데월드는 너무 작으니까? 그래서 에버랜드를 제일 좋아했는데 사실 자주 가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너무 멀리 있기도 하고 입장권 가격도 비쌌으니까. 에버랜드에 가장 마지막으로 간 기억은 대학생 때였는데, 그때는 차도 없는 학생이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아무튼, 지금은 차도 있는 직장인이 아닌가.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라면 가야지!! 하는 마음에 친구들에게 슬쩍 찔러본 에버랜드! 

 

그러나···

 

토요일까지만 좋지 않을 것 같았던 날씨는 일요일까지 좋지 못했고, 10시 이전에 도착했음에도 대기하는 사람은 무척이나 많았다.

에버랜드 정문 주차장이 유료인데도 주차된 차량이 엄청 많았는데,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댔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나올 때 힘들 것 같아서 1 주차장의 출구 바로 앞에 차를 대어놨었다(결과적으로는 의미 없는 짓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에버랜드까지 데려다주는 셔틀버스는 자주 있는지 금방 버스를 타고 에버랜드 앞으로 향했다.

끝없이 이어진 줄의 끝에 서 있다가, 나는 친구를 두고 잠시 표를 바꿔왔다. 저 멀리 칠이 벗겨진 조형물이 보였다. 삼성은 돈도 많으면서 에버랜드 보수할 생각은 없는 걸까? 그럼에도 에버랜드 입장을 기다리는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였다. 중국 사람들도 꽤 있었고. 나라면 에버랜드 같은 곳은 안 오려고 할 것 같은데 패키지에 끼어있기라도 한가? (중국만 해도 디즈니랜드가 있으니까······.) 어쩌면 에버랜드만한 놀이공원이 없는 나라에서 놀러온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게 겨우 입장한 에버랜드. 여전히 날씨는 좋지 않았다. 심지어 비소식까지 있는 날. 아침에 우산을 챙겨주는 엄마에게 오늘 비소식이 없다면서 차에나 갖다 둘 생각으로 챙겨왔던 우산이었는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늘이 흐린 덕에 돌아다니는 데 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실은 에버랜드에 오기 전에 친구의 친구에게 에버랜드를 최적으로 갔다 오는 루트를 소개받았었다. 

친구의 친구분의 추천 루트

 이 엄청난 동선! 에버랜드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루트를 정복하겠다는 마음이 한가득이었는데, 정작 입장하고 나서는 완전히 어그러지고 말았다. 몇 년 만의 에버랜드는 상당히 많이 바뀌어 있었다. 에버랜드 앱을 통해 원격 줄서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인에 산다던 친구의 친구분의 루트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없는 날 기준인 것 같았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에버랜드 앱을 통해 T 익스프레스 원격 줄서기부터 시도했다. 예약을 하고 나니 대기 시간은 이미 100분이 넘어가는 시점이었고, 에버랜드에 너무 오랜만에 온 우리는 헤매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동선대로 움직여보자. 그런 생각으로 얼레벌레 더블락스핀 방향으로 향해서(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뛰지는 않았다!) 스카이 웨이 리프트를 타려고 했는데, 

······이미 스카이 웨이 리프트만 해도 대기 시간이 40분이었다.

빠른 이동을 위해 타려고 했었는데, 정작 걸어가는 게 더 빠른 상황. 이 시점에서 우리는 동선에 나온 내용을 참고는 하되,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알아서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 

앱을 확인하니 내가 좋아하는 롤링 익스트레인은 대기 시간이 20~30분밖에 되지 않았고, 신나는 마음에 그것부터 타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직원의 말로는, 2시까지 놀이기구는 원격 줄서기로만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T익스프레스를 예약한 상황에서 다른 놀이기구를 중복으로 예약할 수도 없었다. 한마디로 2시까지, 적어도 우리가 T익스프레스를 타기 전까지는 원격 줄서기 태그가 붙은 놀이기구는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꼭 이렇게 해야 했을까······. 우리야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에 맞부딪칠 때마다 핸드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에 빠지곤 한다. 나마저도 익숙하지가 않은데······.

결국 우리는 맞은편에 있는 더블락스핀을 타러 갔다.

 

1-2. 더블락스핀 & 렛츠 트위스트

원격 줄서기는 줄 서서 탈 수 없다는 내용만 알고 있었어도 바보같이 롤링 엑스트레인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 따위는 없었을 텐데 ^,^ 

원래 대기시간이 20분밖에 되지 않았던 더블락스핀은 그새 30분으로 늘어나 있었다. 아주 작은 초등학생들도 더블락스핀을 타려고 줄을 서 있었다······.

나는 놀이기구 중에서 더블 락스핀, 도꺠비 바람 등 나를 미친듯이 돌려주는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편인데, 더블락스핀도 오랜만에 타니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도 재미있게 탔다. 처음부터 소리를 열심히 질러댔지만? 친구는 아침부터 배가 고프다고 했는데 놀이기구가 위장을 흔들어줘서 배고픔이 가셨다고 했다.

 

놀이기구에서 내려서 간식을 사서 다른 놀이기구 줄을 서면서 먹을까 하다가, 그냥 바로 렛츠 트위스트를 타게 됐다. 나는 처음 타보는 놀이기구였다. 멀리서 볼때는 그렇게 느리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 막상 바로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사람들을 돌리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놀이기구에 탔을 때 역시 더블락스핀마냥 내 몸이 빙글빙글 돌았다. 다만 몸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서 가랑이가 아팠다······ ㅠㅠ 

헤롱헤롱 렛츠 트위스트를 타고 나니 슬슬 T익스프레스를 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바로 앞에 있는 츄러스 집을 포기하고 열심히 T익스프레스를 타러 갔다.

 

3. T익스프레스

 

T익스프레스는 상당히 멀리 있었다. 츄러스 집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광장처럼 넓은 공간이 나오고, 그 너머로 T익스프레스가 보였는데 아무리 찾아도 입구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직원에게 물어보니 페어리 랜드···? 아무튼 아주 어린 아이들 놀이기구나 있을 법한 입구를 가리켰다. 왜 거기 있는데?

몰랐는데 T익스프레스의 이름은 통신사 T를 따온 모양이었다. 이걸 처음 타는 게 아니니 분명 예전에도 봤을 텐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NCT가 에버랜드에 엄청 많이 보이더라. 홍보라도 했나?

우리 차례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앱을 직원에게 내밀고 입구를 통과했다. 몇년 전 이걸 타러 왔을 땐 정말 끝도 없이 줄을 기다렸는데, 우리 말고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몇년 전 이걸 탔을 땐 위아래로 흔들리는 감각이 너무 무서워서 온갖 욕을 다 하면서 탔었다. 그런데 몇년 새 또 쓸데없는 오기가 생겨서 내 발로 이걸 타러 온 것이다.

나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발은 막힘없이 탑승장으로 향했다. 차라리 조금이나마 대기줄이 있어서 줄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잡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기다리면서 괴로워할 거, 그냥 줄 없이 바로 들어가서 탄 게 낫지 않았나 싶다.

내가 탑승하기 직전까지 징징거리자 친구가 자기가 괜히 끌고 온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짐을 놓고 바로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우리 앞쪽의 여자 한 분이 결국 못타겠는지 다시 롤러코스터에서 내렸다. 그때까지도 나는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티 익스프레스를 타야 하나? 하지만 에버랜드까지 와서 T익스프레스를 안 타고 가는 건 조금···

하는 사이에 열차는 출발했다. 앞좌석의 뒤에 달린 손잡이를 잡으라고 했는데, 친구의 앞자리 여성분의 묶은 머리가 길어서 친구가 손잡이를 잡을 때 난감해 했다. 그 덕분에 다행히 올라가는 동안 두려움이 덜했던 것 같다. 특유의 처음부터 빠르게 올라가는 속도도 한몫했고 ㅎㅎ

그리고 롤러코스터는 곤두박질쳤다. 붕 뜨는 느낌이 나는 구간은 여전히 많았는데, 생각외로 내가 걱정했던 것만큼은 무섭지 않았다. 참을 만했다고 해야 하나? 우드 롤러코스터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소리가 요란했다. 의외로 내가 친구보다 잘 타고 나왔던 것 같다.

놀이기구에서 내려서 기념품점에서 칼을 발견했다. 한참 D&D에 관심 있을 때라 다른 귀여운 기념품보다도 초등학생 남자 아이가 관심 가질 법한 기념품에 눈이 갔다 ㅋㅋ

디앤디 하고 싶다

 

점심: 한가람(한식)

식사는 추천 받은 한가람으로 향했다. 이곳도 줄을 서서 먹는다고 하는데, 다른 놀이기구를 엄청 기다린 우리가 불쌍하기라도 했는지 음식점에 줄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줄 서는 일 없이 바로 자리를 잡고 들어가서 돼지김치찌개 한상을 주문했다. 물과 음료수는 알뜰살뜰하게 집에서 챙겨 왔었는데, 무슨 음식점에 정수기가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돈 주고 사 먹을 뻔;;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매번 닭가슴살+양배추+현미밥+김+김치로 점심을 때우고 있어서인지, 김치찌개의 자극적인 맛이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평소에는 내가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기는 하지만 여긴 맛있었다. 고기도 많이 들고··· 13,000원짜리 크리스탈 제이드 짜장면을 선택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식사하자마자 맛있다는 핫도그도 먹었다. T익스프레스를 타러가는 요정 나라인지 뭔지의 맞은편에서 팔고 있었다. 별별핫도그였던가? 핫도그 표면에 별모양 튀김이 붙어 있었다. 베이컨 토핑까지는 필요없을 것 같아서 눈꽃치즈까지만 추가했는데, 안에 치즈가 가득가득 들어서 맛있었다. 사실 너무 배부르긴 했지만···
우리가 술통 모양 스탠드 테이블에서 핫도그를 열심히 먹고 있으니 점점 주변에 핫도그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갔던 건 착각이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먹고 나서는 로스트밸리를 미리 가 있으려는··· 때.

 

동물 발견!

 

사막여우는 왜 이렇게 괴로울 정도로 귀여운 걸까? 품에 안고 싶다···

 

카파바라는 너무 편안하고 고요해 보였다. 이 친구가 다른 동물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낸다던데.

 

알파카도 있었다. 털을 만지고 싶었지만 물론 만지지는 않았다.

에버랜드는 놀이공원이면서 동물원을 겸하고 있는 게 좋다.
하지만 얘네들도 행복할까?

 

4. 로스트 밸리

동물원을 잠시 구경하고, 현장 줄서기 시간 이전에 로스트 밸리로 향했다

분명 현장 대기줄은 2시부터 시작이었는데, 몇십 분이나 일찍 갔는데도 이미 사람들이 게이트를 통과해서 줄을 서고 있었다. 뭐야? 그래도 미리 가서 다행이었다.

로스트 밸리의 대기줄은 중간중간에 동물 우리를 배치해놔서 대기하면서도 심심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긴꼬리 원숭이와 가시가 화려한 호저들.

 

친구가 미어캣 조형물을 보고 진짜 미어캣인 줄 알고 놀랐는데 얼마 있지 않아 진짜 미어캣이 나타났다.
미어캣이 우리 나라에서 보기 쉬운 동물은 아닐텐데 라이언킹 덕분에 그래도 인지도가 있지 않나 싶다.
너무 귀엽다!!!

행복해보이진 않았다

특히 오른쪽의 캥거루를 닮은 친구의 꼬리털이 벗겨져 있어서··· 혹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게 된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시끄러우면 동물들에게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 같은데··· 그리고 놀이공원답게 로스트밸리 대기줄은 엄청 시끌시끌했다. 특히 아이들! 자꾸 오른쪽의 저 친구에게 "나랑 싸우자!"를 연신 외쳐댔다. 솔직히 아이 탓만을 할 수는 없다. 그걸 제지하지 않는 부모의 탓이 더 크겠지?

 

줄은 금방 줄어들 줄 알았는데 구석구석 잘도 이어져 있었다. 대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슬슬 발도 아프고 힘들었다. 분명 앱에는 10분정도밖에 쓰여있지 않았는데! 에버랜드 대기줄 앱을 개선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가 탈 차례가 됐다. 에버랜드에 오기 전에 로스트 밸리 구경 명당 자리를 찾아보고 갔었는데 왼쪽에 앉으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왼쪽에 앉고 싶었으나, 하필 우리가 맨 마지막에 탑승하게 됐다. 다음 차를 타도 되냐는 말에 안 된다는 이야기만 돌아와서, 어쩔 수 없이 차에 탔다.

비교적 아이들이 많은 사파리 차량은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탔던 놀이기구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더 활기차고 평온했고, 타고 있는 직원들의 안내 역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앞에 아래로 들어가는 터널이 나왔을 때 호들갑을 떨며 "동굴이 나타났다!"를 외치던 직원 ···돈 벌기 참 힘들다.

 

쌍봉낙타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양? 염소?

좋아~ 라는 말을 할 수 있다던 코식이. 예전에 왔을 때도 말하는 건 못 봤고, 이번에도 역시 말하는 건 못봤다. 지금 확인해보니까 나이가 32살이구나... 나보다 나이가 많네 

 


이때부터 슬슬 날이 개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언제나 인기가 많은 기린

 

자리에서 3m를 뛸 수 있다던 ···이름은 까먹었어

 

아프리카 당나귀가 유독 귀여웠다

홍학. 왼쪽에서 나와서 잘 보이지 않았다.

 

사슴 먹이 주기는 왼편에서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과는 다르게 우리가 앉은 오른쪽에서 먹이주기가 시작되었다.

시작하자마자 동영상을 찍기 시작해서 사진은 없네 ㅎ;;

아무튼간 인터넷에서 명당이니 뭐니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모양이다. 그냥 운이 좋아야 하는 듯!?

나왔을 때는 이미 대기시간 80분을 돌파한 이후였다. 그래도 미리 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덜 기다렸다고 생각하자.

 

하얀 호저는 알비노인가

밖에도 있는 귀여운 동물들과

 

나의 눈을 사로잡는 귀여운 기념품들

생각외로 가격이 엄청 비싸지는 않았다. 놀이공원이라서 엄청 비쌀 줄 알았는데 말이지

호랑이 가방은 귀여웠지만, 왠지 배에 나 있는 지퍼가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뒷모습은 귀여울 텐데 앞모습은 너무 ㅠ 모피같다 

 

백호들이 유독 귀여웠다. 아기 백호 물고 있는 게 너무 깜찍해!!
그와중에 세 번째 사진 얼룩말의 눈빛이 왜이렇게 부담스럽냐

 

그와중에 나는 자꾸 이런 장난감에 눈이 가고 마는 것이다···
디앤디 하고싶다

나오자마자 또 비가 오려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팬더월드로 향했다.
가는 길에도 동물들이 엄청 다양하게 많았는데, 날씨도 좋지 않고 팬더 월드를 먼저 볼 생각에 패스했다.
그래도 호랑이는 보고 가야지
개인적으로 호랑이의 저 까만 귀 뒤에 나 있는 흰 털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줄 서는 사이에 결국 비가 오고 말았다···

6. 판다월드

30여분을 기다려서 들어간 판다 월드
내부는 팬더를 테마로 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고, 그 인테리어를 통과해야 판다를 볼 수 있는 식이다
마침 우리가 방문한 날이 팬더가 태어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자고 있었지만···

레서팬더까지 자고 있었다
행복하니···?

그나마 밖에 있는 팬더는 나무 위에서 신나게 몸을 긁어대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밖에 있는 팬더든 안에 있던 팬더든 둘다 행복할 것 같지는 않았다.
조용히 해달라는 문구가 붙어있었음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무 시끄러웠거든

그런데 얼마 전에 보니까 푸바오가 사육사와 애착관계도 잘 형성되어 있어서 중국사람들도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오지 말고 한국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다행이지

 

그리고 다시 마주하는 인형들
너무 귀여워
생각외로 금액이 저렴해서 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내 집에는 인형이 많아도 너무 많다

 

팬더월드를 구경하고 난 이후, 무빙워크를 타고 우리가 처음 에버랜드에 들어왔던 쪽으로 돌아갔다.
또다시 맑아진 날씨! 그제야 놀이공원에 온 분위기가 났다.

놀이공원에 온 사람들은 다 행복해보인다.
비록 에버랜드 입장 줄을 기다리면서 성난 사람들을 봤었지만 (왜 여기까지 와서 싸우나)

 

5. 롤링 엑스트레인

집념의 우리는 츄러스를 미루고 롤링 엑스트레인부터 탑승했다. 사람이 적어 보였기 때문에···
날씨는 계속 왔다갔다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티익스프레스보다 롤링 엑스트레인을 좋아한다. 빙글빙글 도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하지만 확실히 짧게 느껴지긴 했다.

 

타고 내리면 인형뽑기 기계들이 있었다.

춘배야 ···성공했구나.

 

에버랜드의 오후

 

롤링 엑스트레인까지 타고 나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츄러스를 먹으러 갔다.
나는 츄러스를 좋아하는데 한때 유행했던 츄러스 가게들이 죄다 사라져서 이참에 츄러스를 많이 먹고 싶었다
왜인지 놀이공원의 츄러스는 평소보다 더 맛있기도 하니까.

 

그렇게 구매한 컵츄. 시간이 조금 늦어졌더니 디핑소스가 다 나갔다고, 그 대신 츄러스를 더 주었다.
나는 디핑소스가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았고, 디핑소스 대신 츄러스를 더 주는 게 훨씬 이득인 것 같아서 마냥 좋기만 했다 ㅎㅎ

위치는 롤링 엑스트레인 맞은편, KFC 옆 츄러스 가게! 다른 곳과는 다르게 여기는 주문하는 순간 바로 튀겨준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먹지 않고 여기 올 때까지 참았다.

그리고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츄러스. 갓 튀겨서 따끈따끈한 맛. 그리고 골고루 입혀진 설탕과 초코가루까지.
양도 많아서 더 좋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1인 1컵츄 해도 될뻔했다. 에버랜드 다녀오고 나서 저 컵츄가 자꾸만 아른거렸는데 아직까지도 못 먹고 있다는 게 함정이다 ㅠ

 

앉아서 컵츄를 먹으며 잠시 쉬다가 허리케인을 타러 갔다

 

7. 허리케인

그날의 에버랜드 어트랙션 중에서 가장 무서웠던 허리케인···
사실 탈 때보다 기다릴 때가 더더욱 무서웠다.
왜냐면, 나는 붕 뜨는 느낌이 나는 어트랙션(ex: 바이킹)을 너무너무 무서워하고, 허리케인은 타본 적도 없었기에!

예전에 필리핀에 가서 놀이동산을 방문했을 때 저런 놀이기구를 탔던 것 같은데, 아주 무서웠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착각이었나 싶지만.

바이킹처럼 '그네'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붕 뜨는 느낌이 심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줄을 서면서 끊임없이 검색을 했다.

「허리케인 붕 뜨는 느낌」
등등등···

지식in을 열심히 뒤져봤는데 붕 뜨는 느낌이 거의 안 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붕 뜨는 느낌이 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결국 출발하기 직전까지 몇십 분을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줄은 점차 줄어들었는데, 우리가 많이 가까워지자 청소를 한다며 두 번이나 오래 운행을 하지 않았다.
누가 오바이트라도 했나? 오줌을 지리기라도 했나. 알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여기서 일하는 알바생이나 직원들이 참 힘들겠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발은 아프고, 시간은 흘러가고, 나의 두려움은 커져만 가고.
차라리 일찍 탈 수 있으면 매 먼저 맞는 심정으로 탔을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속으로 울었다.

결국 내가 타기 직전 청소할 때 직원들이 좌석 하나에 커다란 인형을 앉혀놓고 이용 금지 줄을 쳐놨다.

 

그리고 탔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타면 덜 무섭다는 말에 열심히 하늘을 올려다봤던 것 같다. 그나마 바이킹보다는 안전장치가 잘 되어있어서 덜 무서웠지만, 그래도 높이 떠올랐을 때 저 먼 아래가 보이는 순간은 무서웠다.

운행이 종료되었을 때 나의 맞은편 아이가 시시해보이는 무표정을 짓고 있어서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어쩌겠나? 나는 이런 걸 잘 못 타는걸···

 

어쨌거나, 나머지 기록은 다음 편에 계속.